어제, 9월 27일 올리의 두번째 생일날.
드디어 빵 터지다.
알고 있었다. 내가 정말 얘네의 가족이 아니라는 것 쯤은.
그러나 모든 가족들이 모여 파티를 여는 그 순간, 그 외로움은 도저히 이기질 못하겠더라.
그리고 요새 정말 한계에 다다른 피로를 느낀다.
나는 여기 올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닌데,
플리 요양시켜줄려고 있는 것도 아닌데...
그럴거면 차라리 나이 든 울 엄마나 도와주면서 쉬고 말지.
하루에 7-8시간씩 일을 한다. 이건 뭐 거의 직장이나 마찬가지.
심지어 쉬는 날도 없다.
난 지금 한 달 반째 7시에 일어나고 있다.
하루에 꼬박꼬박 적어도 4시간 많게는 8시간씩 일하면서.
이게 지금 내가 바란 호주에서의 모습인가?
물론 좋은 날도 있다.
쉽게 접할 수 없는 호주의 문화나 음식 등에 대한 장점도 물론 있지.
그렇지만, 요새는 그런 장점따윈 덮어 버릴 정도로 단점이 더 부각되고만 있다.
요즘은 쉐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.
뭐 그냥 일자리 구하고 외국에서 일하는 거지 뭐,
나이쑤한 집에 편안한 보금자린 못되겠지만,
적어도 즐겁게 지내겠지.
집에서만큼은.
또 앞으로 좋아지게 되고 즐거워 지게 될진 모르겠지만(이 집에서)
지금 당장은 너무 싫기만 하다.
아프면서 놀기 좋아하는 저 사람도,
말 안 듣고 떼부리며 과자만 먹는 저 아가도,
출장자주가는 저 사람 또한/
너무너무 날 힘들게 만든다.
그래도 어제 펑펑 울고 잤더니 뭔가 후련해지긴 했다.
더 생각해봐야겠다.
내가. 지금. 여기 있는 이유를.
그리고 진짜 아니라고 생각이 되면, 그만두고 나가야지.
나가서 그래도 오페어가 괜찮다 생각이 되면,
다시 돌아오면 된다.
나에겐 에이전시가 있으니.
그러라고 돈 퍼부은 건데 뭐.